일상기록

수원 교동 카페-노스목위닷파 no smoke without fire

인포트래커 2021. 3. 10. 23:57

전 수원에 살고 있는데요, 수원에도 특색 있는 카페들이 참 많아요. 이번에 다녀온 카페는 카페거리로 유명한 행궁동 바로 옆 교동에 있는 노스목위닷파 라는 곳이에요. 이름이 특이하죠. no smoke without fire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라는 의미의 영어 속담에서 따온 이름 같아요. 오래된 단독주택을 개조해서 만든 카페인데 분위기도 좋고 커피랑 케이크도 진짜 맛있는 곳이랍니다.

 

우연히 근처를 지나가다가 발견한 곳인데 알고 보니 수원에서는 꽤 유명한 커피 맛집이더라구요. 드립 커피가 참 맛났어요. 지난번엔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와이칸을 마시고 이번엔 에티오피아 카사훈 제보라는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셨는데 특히 이번에 마신 카사훈 제보가 제 취향이더라구요. 원래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원두를 좋아하는데 이 원두도 예가체프 지역에서 나온 거라고 하네요. 장미, 열대과일향이 나면서도 살짝 달콤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산미가 부드러운 커피였어요. 갑자기 다시 달려가서 마시고 싶네요.ㅋㅋ

 

참, 카사훈 제보라는 이름은 에티오피아에서 커피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 이름이에요. 작은 커피농장을 하는 이 농부가 2020년에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컵오브엑셀런스(COE)라는 대회에서 본선까지 진출했다고 해요. 컵오브엑셀런스는 9개 커피를 생산하는 회원국들이 그 해에 생산된 원두들을 출품해 맛과 품질을 평가해서 점수를 매기는 대회고, 이 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원두들에게 부여되는 명칭이기도 합니다. 커피의 세계는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넓고 깊은 것 같아요.

 

지난번에 마신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와이칸 (이름이 길고 재밌네요ㅋㅋㅋ) 은 과테말라의 우에우에테낭고라는 지역의 55개 공동체가 생산한 여러 품종의 원두를 블렌딩한 커피예요. 커피를 가공하는 방식은 내추럴이라고 하는 건식법과 워시드라고 하기도 하는 습식법, 그 외에 몇 가지 방식이 있는데 요 커피는 워시드 커피예요. 생두를 물에 담가 씻으면서 덜 익은 커피체리가 위로 떠오르면 건져내어 껍질과 바깥 부분 과육을 제거한다고 해요. 그러면 단맛을 일부 잃을 수 있지만 대신에 맛이 깔끔해진다고 하는데요. 이후에 며칠 물에 담가 발효과정을 거쳐 산미와 향을 살리는 게 워시드 방식이라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바디감이 있는 커피를 좋아해서 워시드 방식보다는 내추럴 방식으로 가공한 원두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내추럴 방식의 카사훈 제보가 더 입에 맞았나 봐요. 하지만 요 와이칸도 나쁘지 않았어요. 깔끔하고 상콤한 신맛이 가끔은 생각날 것 같더라구요. 같이 간 친구는 와이칸을 더 좋아했습니다.ㅎㅎ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취향껏 원두는 고르시면 될 것 같아요.

 

노스목위닷파는 원두를 직접 구입할 수도 있어요. 드립백이라고 해서 커피 기구 없이 바로 물만 부어 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제품과 더치원액도 팔고 있구요. 온라인에서도 원두 판매하시는 것 같던데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셔도 괜찮을 듯합니다.

 

 

내부 인테리어도 예뻐요. 창살이나 천장, 바닥 등을 옛날 감성 살려서 인테리어 하셨던데 뭔가 분위기가 따뜻하고 좋더라구요. 영유아 자녀 동반 고객을 위한 별도 룸처럼 되어 있는 공간도 있어요. 카페 사장님의 세심함이 느껴지네요. 암튼 수원에서 맛있는 드립 커피를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노스목위닷파 추천합니다. 너무 칭찬만 한 것 같은데 내돈내산 개인적인 평이니 참고하시구요. ㅋㅋㅋ